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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분당 사는 44살, 중2 아들 하나 고등학생 딸 하나 키우는 엄마입니다
글 거의 안 쓰는 사람인데, 이건 저 같은 엄마들 보라고 남겨놓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씁니다.
3개월 동안 하루 한 알. 한 번도 안 빼먹었어요
그 사이에 교복 바지를 두 벌 새로 샀고, 지금은 등을 맞대면 눈높이가 거의 같습니다
작년 가을에 벽에 그어둔 선이 아직 있는데, 지금 세워보면 그 선이 애 눈썹 아래로 내려가 있어요
3년 동안 세 번 실패한 집에서 이건 처음 있는 일이에요
몇 cm 컸다고 숫자는 안 쓸게요. 중2에서 중3 넘어가는 시기라 원래 크는 나이이기도 하고, 제가 그걸 갈라낼 방법이 없거든요
근데 3년 동안 아무것도 못 끝냈던 집에서 3개월을 끝냈다는 건 확실합니다. 그 얘기를 하려고 씁니다


솔직히 제 탓인 것 같았어요
저는 161cm입니다. 남편은 175cm고요
딸은 저 닮아서 그러려니 했어요. 근데 아들까지 작으니까 마음이 다르더라고요
나 닮아서 작은 건가 싶은 게 제일 미안했어요
친정 엄마도 작으시고 저도 작고. 그 줄이 애한테까지 간 것 같아서요. 제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유전은
근데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더라고요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어요
작년 가을이었어요. 아들이 사촌형 옷을 빌려 입고 나가는데, 소매를 두 번 접더라고요. 바지는 밑단을 접어서 핀으로 고정하고
형은 고3, 우리 애는 중2. 네 살 차이인데 옷을 저렇게까지 접어야 하나 싶어서 뭔가 확 올라왔어요
근데 정작 저한테는 아무 말도 안 해요
체육시간에 앞줄 서는 것도, 급식 줄에서 뒤로 밀리는 것도 얘기를 안 해요.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그게 더 신경 쓰였어요
한 번은 제가 물어봤어요. '너 키 신경 쓰여?' 했더니 '아니 뭐' 하고 방에 들어가더라고요
그날 밤에 애 방 지나가는데, 키 재는 자 앞에 혼자 서 있는 걸 봤어요
본인이 제일 신경 쓰고 있었던 거예요
그거 보고 방에 들어가서 좀 울었어요. 애가 나한테 말도 못 하고 혼자 재보고 있었다는 게
나보다만 컸으면 좋겠다. 그 생각 하나였어요
성장판 검사 받으러 갔을 때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남은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고,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고
그 말이 제일 무서웠어요. 제가 고민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가고 있었던 거잖아요
큰 거 안 바랐어요. 그냥 나중에 애가 저 때문에 작았다는 소리는 안 들었으면 했어요. 제 키를 넘겨주는 게 제 목표였어요
3년 동안 산 것들, 전부 실패했어요
약국 칼슘+비타민D 세트 (두 달 치 28,000원) · 알약을 싫어해서 제가 매일 우겨서 먹였음. 한 달 넘기고 흐지부지
젤리 형태 제품 (한 박스 33,000원, 두 박스 삼) · 이건 맛있으니까 잘 먹었는데, 간식으로 인식해서 하루에 세 개씩 몰래 먹음. 두 달 하고 접음
맘카페에서 유명하다는 분말 · 물에 타 주니까 냄새 난다고 안 먹음. 반 통 그대로 버림
공통점은 하나예요. 결국 제가 쫓아다녀야 함
세 번째 실패하고 나서는 애한테 말도 못 꺼냈어요. 또 사놓고 안 먹으면 저만 바보 되는 거니까
버린 통들 보면서 이게 다 얼마야 싶었는데, 사실 돈보다 그 3년이 아까웠어요
제가 안 챙기면 안 먹어요. 그러다 저도 지쳐서 까먹고, 그럼 그걸로 끝. 3년 동안 이걸 세 번 반복했음
그래서 저는 이제 성분보다 아이가 혼자 먹을 수 있는 물건인가를 먼저 봄
펜트로반이 뭐냐면
한마디로 성장기(11-19세) 애들 먹는 알약임. 스틱도 젤리도 분말도 아니고 그냥 알약이에요

박스는 이렇게 생겼어요. 파란 띠에 PENTROVAN이라고 써 있고, 왼쪽 아래에 30 tablets 라고 적혀 있음. 한 박스가 30정이라 하루 한 알로 먹이면 한 달이에요


통에 우르르 든 게 아니라 은박 포장에 한 알씩 박혀 있어요. 여섯 알씩 한 판이고요
1일 1회, 한두 알을 물이랑 같이. 박스에 그렇게 적혀 있어요. 씹는 것도 아니고 타 먹는 것도 아니고

알약 크기는 이 정도예요. 손바닥에 올려놓고 찍어봤어요. 길쭉한 타원형이고 표면에 알갱이가 보여요
냄새를 맡아봤는데 거의 안 나요. 한약 냄새 같은 것도 없고. 애가 물이랑 한 번에 넘겼어요


보시면 뭐가 들어갔는지 하나씩 다 적혀 있어요. 우유칼슘, 비타민D3, 산화아연, 키플라이 Complex 이런 식으로요. 만드는 데는 한미양행이더라고요
전에 산 것 중엔 '성장 복합 추출물'이라고만 적힌 것도 있었어요
그럼 뭐가 얼마나 든 건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런 건 이제 안 사요

제가 본 건 하나예요. 여러 개 안 챙겨도 된다는 것
제가 3년 동안 산 것들은 이것저것 나눠 사야 했어요. 그래서 아침저녁으로 챙기다가 결국 다 못 먹인 거고요
이건 한 알이라 아침저녁으로 여러 개 챙길 필요가 없어요. 이게 제일 컸어요

가격은 1박스 36,900원. 배송비 3,000원 붙어서 39,900원 결제했어요. 5만 원 넘으면 무료배송이라는데 처음이라 일단 한 박스만
주문하고 이틀 만에 왔어요. 포장은 그냥 평범한 택배 박스였고요
첫 달은 솔직히 별거 없었음
첫 3일은 제가 챙겨줬어요. 저녁 먹고 '이거 하나 먹어' 하고
4일차부터 본인이 알아서 꺼내 먹기 시작함. 이게 3년 만에 처음이었음. 제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중에 물어보니까 '이건 하나만 먹으면 되니까 편해' 하더라고요. 젤리는 몇 개 먹어야 하는지 헷갈리고, 분말은 타 먹기 귀찮았던 거임
2~3주차. 아무 변화 없음. 이때 솔직히 '또 돈 버렸나' 싶었어요. 애 앞에서는 티 안 냈지만
1개월차. 한 박스 끝. 근데 저한텐 이게 사건이었음
한 박스를 안 빼먹고 다 먹인 게 3년 만에 처음
그래서 3+1 구성으로 다시 주문했음. 131,600원. 하루 한 알 기준 4개월 치라 목돈이긴 한데 1박스당으로 치면 32,900원이라 낫더라고요


이때부터는 그냥 저녁 루틴이 됐어요. 밥 먹고 하나
2개월차, 남편이 먼저 알아봤음
출장 다녀온 남편이 애 보더니 '얘 좀 큰 거 아니야?' 하는 거예요
저는 매일 보니까 몰랐어요. 진짜 하나도 몰랐음
매일 보는 사람은 오히려 모름
그 말 듣고 그날 저녁에 애 세워놓고 벽에다 표시해봤음. 작년 가을에 해둔 표시가 아직 있었거든요


그거 보고 애가 씩 웃던데, 그 표정이 좀 기억에 남아요
3개월차에 교복을 새로 샀어요
빨래 개다가 알았어요. 교복 바지 밑단이 확 올라와 있더라고요
애 불러서 입혀봤는데 발목이 다 보임. 작년에 산 건데 벌써
본인이 먼저 그러더라고요. '엄마 나 바지 짧아진 것 같은데'


그래서 지난주에 교복 바지 두 벌 새로 샀어요. 셔츠도 한 치수 올리고
작년에 소매 두 번 접던 사촌형 옷, 지금은 한 번만 접어도 됨
이거 확인하려고 일부러 다시 입혀봤어요. 형은 그대로인데 우리 애만 달라진 거니까
애는 아무 말 안 하고 그냥 거울 앞에서 한참 서 있었음. 그거 보는데 좀 울컥했어요 솔직히


그리고 지난주에 있었던 일
설거지하고 있는데 애가 뒤에서 오더니 제 옆에 딱 서는 거예요. 등을 맞대고
'엄마 나 이제 엄마만 한 것 같은데?'
돌아서서 보는데 눈높이가 거의 같았어요
아직 제가 조금 더 크긴 한데, 거의 없어요. 몇 달 안에 넘을 것 같아요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 했어요. 3년 전에 '나보다만 컸으면' 하고 빌었던 게 눈앞에 와 있는 거잖아요
애는 그냥 씩 웃고 자기 방 들어갔고, 저는 싱크대 앞에서 한참 서 있었어요
주변에서 먼저 알아봐요
지난달에 시댁 갔는데 형님이 대뜸 '얘 언제 이렇게 컸어?' 하시더라고요. 오랜만에 본 거니까
친정 엄마는 더하셨어요. 손주 보시더니 '아이고 우리 손자 이제 제 엄마보다 크겄네' 하시면서 좋아하시더라고요
엄마가 저한테 미안해하셨던 거 저도 알거든요. 당신 닮아서 제가 작다고. 그래서 손주라도 크길 제일 바라셨어요
엄마가 다음 거는 당신이 사주시겠다고 하셨어요
괜찮다고 했는데 기어이 3+1 구성으로 또 한 번 보내주셨어요. 택배 받고 좀 그랬어요
신발도 반년 만에 두 치수 올렸어요. 작년 겨울에 산 운동화가 벌써 안 맞아서 엄지가 앞코에 닿는다고 하더라고요
작년 패딩을 꺼내 입혀봤는데 소매가 손목뼈 위로 올라와요. 그거 보고 애가 먼저 '이거 못 입겠는데' 하더라고요
자전거 안장도 두 번 올렸어요. 처음엔 발이 겨우 닿았는데 지금은 무릎이 접힙니다
친구들이 먼저 얘기한대요. '너 컸냐' 소리를 들었다고 애가 지나가듯 말하는데, 그 말투가 좀 들떠 있었어요
급식 줄도 바뀌었대요. 키 순서로 서는데 예전엔 두세 번째였다가 지금은 가운데쯤이라고
가족 사진 찍을 때도 달라졌어요. 예전엔 뒤로 슬쩍 숨었는데 요즘은 앞에 서요. 그거 보는데 좀 이상하게 울컥하더라고요
세면대 거울도 문제예요. 예전엔 까치발 들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고개를 숙입니다
담임 선생님도 상담 때 '자리를 뒤로 옮겼다'고 하셨어요. 앞에서 세 번째였는데 지금은 중간쯤이라고
체육시간에 앞줄 서던 애가 지금은 중간에 서요
솔직히 이게 제일 컸어요. 키 몇 cm 이런 것보다, 애가 줄 서는 위치가 바뀌었다는 게
본인이 그걸 제일 잘 알아요. 요즘 사진 찍을 때 예전처럼 뒤로 안 숨어요
근데 이건 꼭 같이 봐주세요
중2에서 중3 넘어가는 시기예요. 원래 크는 나이입니다. 같은 기간에 급식도 먹고 잠도 잤고 운동도 했어요
그래서 이게 순전히 이것 때문이라고는 저도 못 씁니다. 몇 cm 컸다고 숫자 적는 글들 있는데 저는 그건 안 할게요
제가 확실히 아는 건 하나예요. 3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을 안 빼먹었다는 것
세 번 실패한 이유가 결국 안 먹어서였거든요. 성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이번엔 그걸 넘겼고, 그 사이에 애가 컸어요. 그 이상은 저도 모릅니다
다만 3년 동안 아무것도 못 시켰던 집에서 이건 계속 가고 있다는 것, 그거 하나는 말할 수 있어요
아쉬운 것도 씁니다
알약 못 삼키면 시작 자체가 안 돼요. 저희 애는 마침 삼킬 줄 알아서 됐는데, 못 삼키는 애면 이건 후보에서 빼셔야 함
싸지 않아요. 1박스 36,900원이면 한 달에 4만 원 가까이. 젤리 사서 버린 거 생각하면 비슷하긴 한데 그래도 부담은 부담이에요
한 달 먹고 판단하면 100% 실망합니다. 저도 3주차에 접을 뻔했어요


보관은 그냥 서랍에 뒀어요. 직사광선 피하라고만 적혀 있었고요. 냉장 안 해도 되고요
혹시 알약 삼키는 거 걱정되시면, 저희 애는 물 한 모금 먼저 머금고 알약 넣고 같이 삼키는 식으로 했어요. 처음 이틀만 좀 어색해했고 그 뒤론 그냥 넘겨요

그리고 이건 팁인데, 그 판을 통째로 식탁에 두니까 애가 밥 먹고 자기가 알아서 뜯더라고요. 서랍에 넣어두면 까먹어요
3년 헤맨 사람 입장에선 성분보다 애가 혼자 먹느냐가 먼저입니다
좋은 성분이어도 안 먹으면 0이에요. 저는 그걸 세 번 배웠어요
제가 제일 후회하는 건 이거예요
3년을 그냥 흘려보냈다는 것.
성장판 검사 받으러 갔을 때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뼈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어리면 아직 여유가 있는 거고, 반대면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거라고
제일 클 수 있는 시기는 생각보다 짧아요
그때 3년을 그냥 보낸 게 지금도 제일 아쉬워요. 뭘 사야 하나 비교만 하다가
지금 고민 중이시면, 뭘 고를지보다 애가 끝까지 먹을 물건인지부터 보세요. 저는 그걸 세 번 실패하고 배웠어요
여자애는 초경 전후, 남자애는 변성기 전후가 급성장기래요. 저희 애는 지금이 딱 그 구간이에요. 근데 저는 그 3년 중에 2년 반을 '뭘 사야 하지' 고민만 하다 보냈어요
맘카페 글 읽고, 성분 비교하고, 후기 찾아보고... 그러다 사면 애가 안 먹고, 또 다시 찾아보고. 그 반복이었어요
지금 와서 보면 완벽한 걸 찾느라 시간을 버린 거예요. 어차피 애가 먹어야 시작인데
애가 고1 되고 나서 '그때 시작할걸' 하는 집 진짜 많이 봤어요
저희 큰애 친구 엄마가 그랬어요. 애가 고1인데 성장판이 거의 닫혔다고. 중학교 때는 아직 시간 있다고 생각했었대요
혹시 저처럼 3년째 고민만 하고 계신 분 있으면, 이번엔 애가 스스로 먹을 수 있는 형태인지부터 보세요. 그게 반은 먹고 들어가요
한 박스 36,900원이면 한 달이에요. 저는 그 3년 동안 훨씬 더 많이 썼고 다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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